솔직히 오랫만에 나가는 라운딩을 앞두고 마음 설레네요. 부킹 잡기 힘든 것도 있지만… 부자가 아닌 관계로 한달에 한 두번 정도 절친 부부와 라운딩 해왔는데… 코로나 이후로 3~4개월에 한번 정도 나가게 되었내요. 솔직히 운동이라기 보다는 50년지기 벗의 내외와 함께 바람 쐬러 나간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겠네요. 이걸 핑계로 만나기도 하구요…
저희는 모두가 백(100)골단 입니다. 골린이만 20년 넘게 치고 있습니다… ^^ 스크린이 집근처에 생겼어도 연습하러 갈 시간 내는 것이 쉽지 않더라구요.
예전에는 라운딩 나갈 때마다 로스트볼을 1인당 10~15개 정도는 가지고 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나이를 먹고, 은퇴도 하고, 자식들도 크고, 주머니 사정이 조금 여유로워지던 어느날이었습니다. 갑자기 "내가 지금 골프를 치는 이유가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전에는 회사에서 떠밀리듯 골프를 배웠습니다. 새로운 고객을 찾기 위한 영업의 일부였고 갑에게 접대를 하기 위한 을로서의 골프였죠. 그게 이젠 친구와 인생을 얘기하면서 즐겁게 노는 놀이가 되어있었던겁니다. 그때부터 로스트볼로 치자니 왠지 기분이 나질 않더군요. 그래서 라운딩 예약이 잡힐 때면 그때마다 골프장 근처에서 12개짜리 4박스 사서 나눠 썼습니다. 그런데 바람불고 컨디션 안좋은 날에는 그것도 많이 부족하더군요… ^^ 이유야 다 아시겠죠. 백골단의 오비맥주… ㅎㅎㅎ… 저 같은 사람들 덕에 로스트볼 장사하시는 분들도 먹고 사는 것 아니겠습니까… ^^
그러다 쿠팡을 보니 평소 사용하던 볼들이 가격도 저렴하고 오늘 시키면 내일 도착해서 편리하겠더라구요.
남자들은 2피스볼, 두집 마님들용으로는 2피스 소프트필링 제품을 골랐습니다.
그래서 남자용 4박스 60개. 여자용 4박스 60개를 시켰죠. 어젯밤 주문하고 오늘 받았습니다. 곧바로 친구한테 전화로 자랑했습니다…
"여보게 이번 주말에는 공 걱정하지 말고 맘껏 치세. 남자 60개 여자 60개 구해놨다네… "
ㅎㅎ… 친구가 묻네요. 지난주말에 등산가더니 어디서 밤 도토리 대신 로스트볼 줏어왔냐구요…